중국의 만당晩唐시인 두목杜牧의 <산행山行>이란 시가 있다.

 

遠上寒山石徑斜(원상한산석경사) 저 멀리 보이는 한산 자갈길 비탈진 산을 오르니

白雲生處有人家(백운생처유인가) 흰 구름 일어나는 곳에 사람사는 인가도 있구나.

停車坐愛風林晩(정거좌애풍림만) 잠시 수레를 멈추고 저물어가는 단풍을 즐기니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 서리맞은 단풍잎이 이월의 꽃보다 더 붉구나.

 

가을이 깊어간다. 호남 지방의 백암산이나 내장산도 다음 주 정도면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두목의 시구처럼 서리맞은 단풍은 석양녘 햇빛에 물들어 봄철에 피는 꽃보다 더 붉고 아름답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사색에 잠긴다. 세월이 흘러가고 가을이 짙게 익어가고 있다. 가을은 그렇게 강물처럼 흘러간다. 흘러가는 강물은 하염없이 낙엽을 띄우고 가을을 담아 흘러가고 있다. 가을 산에 올라 단풍으로 물든 풍광을 바라보고 가을 강을 바라보아도 차분하고 편안한 마음이다. 어찌 생각하면 이제 잊어야 할 것들은 빨리 잊어버리고 떠나보내야 할 것들은 떠나보내야 하는 세월의 섭리가 강물이 되어 흐르고 있기 때문이리라. 산색이 변하고 흰 구름이 일어나고 강물이 흘러가도 결국 세상은 우리가 머물러야 할 영원한 처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도 잠시라도 쉬어가며 저녁노을에 붉게 물든 단풍을 즐기며 삶에 지친 마음의 휴식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에게 매일 하루 24시간을 주셨다. 이 24시간을 분으로 계산하면 1,440분이 된다. 이를 다시 초로 계산하면 86,400초다. 우리는 이 시간을 돈으로 생각해보라. 나에게는 매일 86,400원이 주어진다. 그 돈은 내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돈을 그냥 허비하는 사람도 많고, 나쁜 일에 쓰는 사람도 있고 좋은 일에 쓰는 사람도 있다. 자기 계발을 위해 투자하는 사람도 있고 미래와 성공을 위해 쓰기도 하고 건강과 행복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잘 사용하든 잘못 사용하든, 혹은 남겨두고 내일 써야지 할지라도 하루가 지나면 86,400원은 사라지고 또다시 다음날 그 돈이 주어진다. 어떻게 해야 우리는 그 돈을 가장 가치있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일까. 이제 10월도 다가고 올해는 2달밖에 남지 않았다. 11월 8일 수능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지금 시간의 중요성을 절박하게 느낄 것이다. 이제 1시간 후면 운명적인 결정이 기다린다고 생각해보라.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1분전 떠난 열차를 놓친 사람의 심정은 어떠할까. 아니 빌딩 건물 아래를 순간 지나쳤는데 지나간 내 뒤로 크나큰 간판이 쿵하고 떨어졌다고 생각해 보라. 시간은 나에게 아니 누구에게나 주어진 귀한 돈이요 생명이다.

 

스웨덴에서 태어난 휴 애런슨은 18세의 젊은 나이에 정든 고향을 떠나 홀로 미국 동부로 이민갔다. 그러나 누구 한 사람 반겨주는 사람도 없었고 일자리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가지고 있던 돈도 다 떨어지고 말았다. 하루는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무작정 서부로 가는 기차 화물칸에 올라탔지만 열차 승무원에게 발각되어 실컷 얻어맞고 쫓겨났다. 애런슨은 강가에 쪼그리고 앉아 강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처량해 보여 차라리 저 강물에 몸을 던져 버릴까 생각도 했다. 그때 불현듯 그의 마음 속에 성경 한 말씀이 임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그는 말씀을 속으로 묵상하면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나는 지금까지 나의 인생 길에서 얼마나 힘차게 뛰어보았는가?’ 그는 자리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났다. 그리고 지나온 모든 과거를 흘러가는 강물 위에 떠내려 보냈다. 이제부터 앞만보고 힘있게 뛰어보기로 결심했다. 마침내 30년 후, 휴 애런슨은 몬테나주의 영광스러운 주지사로 선출되었다. 아무리 현실이 어렵고 힘들다고 용기를 잃어선 안된다. 폭풍우가 몰아치고 눈보라가 몰아쳐도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바로 돈이요 재산이다. 내일을 바라보며 힘차게 달려야한다.

 

로마서 5장 3,4절은 말한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로마서 12장 11,12절은 말한다.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나는 개인적으로 올 연초에 요절로 로마서 12장 2절을 붙들어가며 나 자신과 세상과 싸우고 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이 세상은 용광로다. 조금만 게을리하면 세상에 동화되고 녹아들어간다. 우리는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걸어가기도 하고 달리기도 해야 한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갑니다. 내 뜻과 정성 모두어 날마다 기도합니다. 내 주여 내 발 붙드사 그곳에 서게 하소서. 그 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 괴롬과 죄가 있는 곳 나 비록 여기살아도, 빛나고 높은 저 곳을 날마다 바라봅니다. 내 주여 내 발 붙드사 그곳에 서게 하소서, 그 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찬송가도 나의 힘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경제학자요 문명비평가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소유의 종말》에서 말한다. 앞으로 각광받을 사업은 예전처럼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화적 체험을 파는 사업이 될 것이다. 세계여행과 관광, 테마도시와 공원, 종합오락센터, 건강, 패션, 요리, 프로스포츠와 게임, 음악, 영화, 텔레비전, 사이버 스페이스의 가상 세계, 그리고 온갖 유형의 온라인 오락은 문화적 경험에 대한 접속권을 거래하는 하이퍼 자본주의의 새로운 주역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고 말이다. 우리는 다가오는 미래 세계가 어떻게 변화될지 감지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생텍쥐페리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만일 당신이 배를 만들어주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하나하나 지시한 다음 일감을 나눠주는 식으로 하지 말아라. 그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주도록 하라.”우리는 이생을 살아가면서 꿈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 더구나 믿음의 사람은 하늘나라 소망을 가져야 한다. 단풍이 곱게 물들고 낙엽이 뒹구는 이 가을에 잠시 여유와 생각을 가지며 미래를 향해 또다시 힘차게 달려가야 한다. 2012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