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상은 온통 신록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봄이 오더니만 새싹이 나고 연두빛 나뭇잎이 어느새 짙어져 연초록으로 변해 우리의 마음을 싱그럽게 한다. 한바탕 상큼한 바람이 일렁이더니 이파리가 흔들린다. 이따금 이름모를 새소리도 들려온다. 벌나비들이 이 꽃 저 꽃을 찾아 나선다. 생명의 경이로움에 신선한 숨결과 역동성을 느낀다. 여기를 보아도 저기를 보아도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는 환상의 오케스트라다.

 

유채꽃 장다리꽃 봄꽃이 만발하더니 어느새 장미꽃 세상이다. 길가의 울타리를 휘감아 오른 넝쿨장미에 붉은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풍암호수 장미원에도 수많은 장미꽃이 만발하여 꽃향기에 취한 사람들의 얼굴이 마냥 즐겁다. 산들로 나서도 좋다. 산모롱이 길섶에 하얀 찔레꽃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장사익의 <찔레꽃>이 은은히 귓가에 맴돈다. 야생화와 어우러진 신록은 찬란한 세상이다.

 

철쭉꽃도 한창이다. 화순의 알프스라는 만연산지구 철쭉단지에는 붉은빛을 토해내는 철쭉꽃이 화려하다. 바래봉과 일림산도 철쭉 군락이 우리를 유혹한다. 저쪽 한 켠에 오롯이 서있는 아카시아 꽃향기가 그윽하다. 죽녹원의 푸르디 푸른 댓잎소리도 좋다. 청보리밭은 이삭이 올라와 초록물결로 넘실댄다. 사람들은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말하지만, 6월은 연초록 빛깔이 더욱 짙어져 자연만물의 싱그러움이 장관이다. 오뉴월은 온통 꽃잔치와 신록의 향연이 어우러져 펼쳐지는 환상의 무대다.

 

그래서 이때 쯤이면 으레 생각나는 수필이 바로 이양하의 <신록예찬>이다. 그는 사계절 중에서 자연의 혜택을 풍성하게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을 봄과 여름이라고 하였다. 그 중에서도 봄이며 봄의 만산에 녹엽이 싹트는 이 때라고 하였다. 그래서 말한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그렇듯 우리의 마음에는 5월의 푸르름이 짙어지다 6월에는 초록빛 신록의 향연이 펼쳐진다.

 

무엇보다 지난 겨울은 내내 칙칙하고 답답했다. 다행히 촛불민심의 동력으로 대선이 치러져 정권이 교체된 것은 잘된 일이다. 어지러운 탄핵 정국과 소란에서 벗어나 510일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을 새롭게 맞이하여 비로소 안도감과 여유를 갖게 되었다. 길고도 어둔 터널을 벗어난 우리 사회는 마냥 푸르고 맑은 하늘을 쳐다보며 마음껏 숨쉬며 마음에 여유와 희망을 갖게 되었다. 민주화를 위해 희생당한 5·18 영령들을 위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었고 대통령도 참석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사랑하는 학생들을 살리기 위해 애쓰다 자신은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기간제 교사들도 순직 처리되었다. 국정교과서 폐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미세먼지 해결책, 파격 인사 등 변화와 개혁을 위한 미래 세상이 며칠 사이에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새 대통령의 지시가 그런 저런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하며 우리 사회의 화합과 단결을 위한 첫 단추를 잘 꿰고 있다. 이는 당연한 것임에도 왠지 신선하고 기분좋은 초록빛이다. 이는 신록의 조화로운 향연이다.

 

, 그래서 신록의 푸르름같은 우리 젊은이들, 신록은 청춘이다. 청춘은 젊음이다. 젊음은 열정이요 희망이다. 도전이요 모험이다. 설령 생활에 어려움이 생겼다해도, 그대들 학업 성적이 마뜩잖다고해도, 몇 번이나 실패하며 취업이 어렵다고 해도, 그 일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옛말에 梅經寒苦發淸香(매경한고발청향) 人逢艱難顯氣節(인봉간난현기절)’이라고 하였다. ‘매화는 모진 추위를 겪은 후에야 비로소 맑고 깊은 향기를 내뿜으며, 사람도 힘들고 어려움을 겪고 난 후에야 기상과 절개가 나타난다.’고 하였다. 인생만사 넘어질 때도 있고 콧노래를 부를 때도 있다. 사람이 살다보면 어찌 역경의 과정이 없겠는가. 오히려 인고의 시간을 감내하다보면 더욱 성숙해지기 마련이다. 두세시간 내내 앉아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것보다 중간 중간에 10여분이라도 쉬어가면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고 하지 않는가.

 

인생살이도 그렇다. 아무리 바쁜 생활이라도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에라 모든 걸 제쳐두고 등짐을 지고 가까운 산야로 나들이를 가보라. 정동진을 찾아 기차여행을 가서 저 푸른바다 동해바다를 가슴에 품어보라. 지리산 둘레길, 빛고을 산들길, 제주도 올레길 몇 구간의 트레킹 길을 걸으며 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정담을 나누면 기분 전환으로 삶을 재충전할 수 있다. 아니면 숲이 우거진 무등산 자락 춘설헌에 들러서 전통문화와 다도체험이라도 해보라.

 

신록이 우거지고 녹음이 짙어가는 초하의 계절이다. 카페인(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터그램) 중독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를 갖고 싱그러운 자연의 품에 안겨보라. 신이 부여해준 즐겁고 흥겨운 풀과 나무와 새들의 합창을 들으며 시리도록 시린 초록빛 풍광을 가슴에 담아보라. 우리는 삶의 활력소를 위해 쉼과 여유를 가져야 한다. 뜨거운 심장을 가진 그대들, 활화산같은 청춘을 노래하라. 세상사 잠시 접어두고 신록의 향연에 흠뻑 취해보라.

 

성경의 시편 241절은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고 말한다. 그리고 <참 아름다워라> 찬송가는 이렇게 노래한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솔로몬의 옷보다 더 고운 백합화 주 찬송하는 듯 저 맑은 새소리 내 아버지의 지으신 그 솜씨 깊도다. /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아침해와 저녁놀 밤하늘 빛난 별 끝없는 바다와 늘 푸른 봉우리 다 주 하나님의 영광을 잘 드러내도다. /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산에 부는 바람과 잔잔한 시냇물 그 소리 가운데 주 음성 들리니 주 하나님의 큰 뜻을 나 알듯 하도다.“